층간소음 일기 -1-

층간소음 일기 2016.02.19 00:27 posted by Dazzling.

일기니까 반말로 작성~!!

 

 

어디선가 들어보니 층간소음 땜에 민사소송할때 층간소음으로 당한 피해를 매일매일 일기로 적어두면 증거로 쓸 수 있다기에 일기를 한번 써볼까 한다. 라기보단 그냥 답답해서 하소연용일지도..

 

 

 

난 성인이 될때까지 아니 성인이 되어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을 때까지 단독주택에서만 살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축복받은 것 같다. 비록 다른 점에선 저주를 받은 듯 했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단독주택에서 살아온 나지만. 절대 남 생각없이 피해주고 소란스러운 그런 사람은 아니다.

천성이 그러했던 건지 어릴 때부터 조용했고, 오히려 너무 조용하단 소리만 주구장창 들어왔다.

초딩때부터 생활 기록부를 보면 조용하고, 발표력 없고(ㅜㅜ), 독서를 많이 한다. 이런 이야기밖에 없으니까.. 중딩때까지 매년 모범상장 받아오구.. 고딩땐? 히히..

타의 모범이 되어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라고 하는 모범상은 항상 교실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애들을 주로 주지 않는가. 그게 바로 나다;

뭐. 그렇다고 친구없이 항상 앉아있기만 한건 아니다; 친구들이랑 놀땐 겁나 뛰어다녔으니까. 다만 선생님들 앞에선 지극히 내성적인 아이ㅜ 그래서 그 상장들은 항상 내 차지였다. 

 

그런 걸 보면 울엄마는 축복받은 거다. 난 소란스럽지도 않구 말썽부려서 속 안썩였으니까..

대신 엄마가 나 초딩때까진 굉장히 극성맞은 엄마였지만..

어릴 땐 학부모회에 들어가서 학교생활에 참견도 많이 하고, 나 학원 다녀와서 뭐 배워왔냐구 물어봐서 대답 제대로 못했다가 그길로 바로 엄마가 학원 찾아가서 애한테 뭘 가르쳤냐고 따졌던 것두 기억나구....

그렇게 극성맞던 엄마도 내가 중학교 들어가니 완전 방임주의로 바뀌었지만;

시도때도없이 친구집에 자러 간다고 해도 언제나 그래라. 하고 쿨하게 허락해주고 말이다. 내 친구들은 성인이 되어도 여자애라고 절대로 외박 못하게 하던데;;

생각해보면 어릴 때 극성맞던 엄마땜에 그 반작용으로 내가 조용해진게 아닐까 싶다;

 

여튼 단독주택만 살던 내가!

작년에 독립하여 원룸형 오피스텔로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혼자 사는 건 익숙하다. 완전 혼자는 아니였지만 고딩때부터 계속 반쯤혼자 살다시피 했기땜에, 혼자산다고 더 이상 무서운 것도 없고, 이것저것 요령도 많고, 고치는 것두 잘하구..

그래서 아무 걱정이 없었는데, 오피스텔 들어가고 한달? 아니 몇주 뒤부터 괴로움이 시작되었다.

 

내가 입주했던 오피스텔은 이제 막 개발되고 있는 개발지구에 신축오피스텔로, 완공된지 얼마되지 않은 아주 새집냄새가 풀풀나던 오피스텔이였다.

새집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알것이다. 본드냄새 등등 지독하게 머리가 아픈 그 냄새ㅠ

그나마 다행인 건 여름이여서 창문을 계속 열어둘 수 있었기에 냄새는 나름 빨리 뺄 수 있었다. 라곤 하지만 거의 한달 이상 걸렸지만..

 

여튼 신축이여서 아직 입주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그땐 참 조용했다. 대로변이라 차 지나가는 소리가 시끄럽긴 했지만, 그리고 새집 냄새땜에 괴로웠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좋았다.

새 집을 구하고 일주일정도? 본가에 내려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때. 그때부터 그 소리가 시작되었다. 발망치 소리가..

 

 

 

아침 저녁으로 천장? 벽? 알수 없는 곳에서 쿵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이 걸어다닐만한 간격으로 쿵쿵.. 그리고 밤이 되면 옆집남자의 기침 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름이였는데... 냉방병이라도 걸린 건지 기침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그때서야 아 망했다.. 싶었다. 옆집이 아니라 옆방 수준으로 방음이 엉망이였던 것이다. 게다가 윗층엔 뒷꿈치로 찍어대며 걷는 미친놈까지....

거기다가 여기저기 남들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소리 샤워하는 소리가 다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뿐이면 다행일까.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소리 문 열고 닫는 소리들도 다 들려오는데, 문을 살살 닫는 인간들이 없었다. 새벽이고 밤이고 언제나 쾅! 쾅! 하는 문 닫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여자들의 구두굽소리.... 우리 층만이 아니라 윗층 복도에서 또각또각 걷는 소리까지 내려왔다.

그게 하루 이틀 며칠, 몇주가 되고나니 점점 미쳐가는 것만 같았다.

모든 소리가 싫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싫은 소리. 발 쿵쿵대며 걸어다니는 발망치 소리.

그 소리만 안난다면 다른 소린 다 참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매일 그 고통속에 살다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윗층에 올라가서 포스트잇에 조용히 걸어달라. 아님 슬리퍼를 신거나 매트를 깔아달라는 내용을 적어 현관문에 붙여두고 내려왔다. 그래서 조용해졌을까? 전혀-. 발망치 소린 여전했다. 마치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처럼 소름끼치는 가구를 질질 끄는 소리도 여전했고.

 

매일매일 욕을 했다. ㅅㅂㅅㅂ

너무 화가 치밀어올라 다이소에서 사온 대걸레로 천장을 쿵쿵 올려찍어 보았지만 여전했다.

들리지도 않는 듯 했다.

 

입주할때 관리소장에게 명함을 받은 게 기억나 그 명함에 적힌 번호로 관리소장에게 연락을 했다.

윗층 소음땜에 죽겠다고. 관리소장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 감감무소식. 확인한다던 사람이 며칠이 지나도 결과를 알려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천장만 올려 찍을 뿐이였다.

 

얼마 후 관리사무소에 등본을 제출할 일이 있어 낮시간에 관리사무소에 가서 등본을 제출하며 윗층 소음에 대해 다시 항의를 했다. 관리소장은 802호에 누가 살지? 라고 중얼중얼거리며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됐냐고? 역시나 또 결과가 없었다..... 망할 관리소장. 같은 회사에 이런 직원 있으면 정말 족치고 싶어진다. 서류 보내고도 거래처에 확인도 안하는 그런 사람들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난 발쿵쿵소리에 당하고 또 윗집 현관에 항의 메모 붙이고, 천장 밀대로 올려찍고, 여전히 발쿵쿵소리에 당하고 그걸 계속 반복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엄마가 이거 윗집이 아니라 옆집에서 내는 소리가 아니냐고 물어보던 게 기억났다.

그걸 떠올렸기 때문인가? 자세히 들어보니 진짜 옆집 사람이 발쿵쿵대며 걷는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처음엔 혼자 살던 옆집이 어느때부턴가 여자와 같이 사는 듯.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고, 친구들이 여럿 몰려와 깔깔대며 웃고 떠드는 소리도 들려오고.. 그렇게 많이 소란스러워지긴 한터라 그럴 듯 했다.

왜 시끄러운 사람들이 배려심이 부족하니 발쿵쿵거리며 걸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그때부터 마구 혼란스러워졌다. 이젠 어느 집에서 나는 소린지 확신도 못하겠고, 소리는 여전히 날 괴롭히고 머리가 아프고 토할 것 같고 점점 미쳐가는 것만 같았다.

 

 

도저히 못참아 다시 관리소장에게 항의를 했다.

이번엔 관리 소장이 답을 해왔다. 할렐루야!

하지만 내용을 실망스러웠다. 자신이 80x호에 찾아가서 확인해보았지만 그 집은 아니였으며, 옆집들을 확인해 보고 그 집 입주자들에게 소음 주의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겠다고 했다.

아니.... 무슨 근거로 그 집이 아니라는 걸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여튼 확인을 해보았다니 관리소장의 말을 믿기로 했다.

이제 의심이 가는 것은 대각선 윗층 두 집과 옆집.

 

사실 대각선집들 보단 옆집이 더 의심이 갔다.

일단 그 쪽 벽에서 발쿵쿵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 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쪽 벽은 붙박이장이 있어서 확인이 힘들긴 했지만..;;

 

의심이 점점 커지면서 그래 옆집이 맞는 것 같아! 라고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어갔다.

그래서 발 쿵쿵 소리가 들릴 때 마다 벽 아랫쪽을 살짝 쿵쿵 쳤다.

그게 며칠쯤 되었을까. 옆집에서 한밤에 쿵쾅쿵쾅거리며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미쳤나.. 싶어 새벽에 옆집현관에 메모를 붙였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옆집은 이사를 나갔다....................헐???

 

전날 밤 쿵쾅거리던 소리는 이삿짐을 싸던 소리였던 것이다.

메모는 괜히 붙였나? 싶었지만 어쨌든 옆집이 이사를 갔으니 이젠 좀 살겠다 싶었다. 완전 행복했다.

그 행복도 오래가진 못했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 편 층간소음 일기에 계속된다..... ㅎ

일기 쓰느라 지치기도 하고, 엄마가 내 집에 왔다가 오늘 돌아가서 다시 혼자라는 쓸쓸함에 좀 기분이 우울하기도 하고.. 난 이제 좀 자러..ㅎ

 

 

 

 

 

 

 

 

 

 

 

  1. Commented by 유현 at 2016.02.21 16:41 신고

    뽀로로 뽀통령이 전한다는 층간소음예방캠페인 사뿐사뿐 콩도 있으며,가벼운 발걸음 위층 아래층 모두모두 한마음 기분까지 서로서로 좋아한다는 너도좋아 나도좋아 나바치럼 가볍게,뛰지말고 모두함께 걸어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리고 위기탈출 넘버 원에서 나오는 층간소음예방에 도움주는 두꺼운 슬리퍼하고 층간 소음을 줄여주는 에어 매트도 전부 다 있으며 앞으로 이사를 갈 때는 반드시 층간소음예방에 도움이 되는 두꺼운 슬리퍼를 구입을 할 것입니다요.

  2. Commented by 고양이 at 2017.01.13 19:58 신고

    "문을 살살 닫는 인간들이 없었다. 새벽이고 밤이고 언제나 쾅! 쾅! 하는 문 닫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이 거 저도 당하고 있습니다. 신축빌라에서 신축빌라로 몇 번을 이사해 봤는데, 제가 아주 운이 지독하게 없거나, 아니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다 그렇거나, 모두 문을 쾅쾅 닫는데 정말 짜증나요. 빌라나 오피스텔 이런 건물은 복도가 거의 밀폐되어 있다 보니 자기네 집 현관문을 쾅 닫으면 순간적으로 복도 공기압이 낮아져 남의 집 현관문도 쾅 소리를 내며 당겨지는 걸 모르는 건지. 자기들도 집에 있을 때 다른 인간들이 문 쾅 닫으면 느꼈을 텐데...

    전에 살던 빌라는 한 층에 두 집씩 있는 방식이라 그나마 빈도는 덜했는데, 지금 사는 빌라는 한 층에 다섯 집씩 있는 방식이니까 이 거 뭐 수시로 "쾅쾅"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는데, 정말 한국인들 대부분이 예의나 타인배려하는 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 같은 데 있는 문 쾅 소리 안 나게 천천히 닫기게 하는 장치가 얼마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공동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좀 법을 정했으면 좋겠군요.

    • Commented by Dazzling. at 2017.01.16 17:30 신고

      공감해요ㅠㅠ
      제가 살던 오피스텔엔 심지어 문에 그 장치가 있었습니다. 근데 사람들이 힘으로 잡아당겨서 쾅쾅 닫아요ㅜㅜㅜ
      진짜 살아가면 갈수록 예절교육 제대로 못받은 인간들 참 많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어릴때부터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교육 빡세게 시켜야한다고 봐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