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일기 -2-

층간소음 일기 2016.02.25 22:58 posted by Dazzling.


일기니까 반말!

아랫층에서 들려오는 요상한 음악소리에 잠못이루다가 층간소음 일기나 마저 쓰자 싶어 티스토리에 접속했다..

대체 저 음악은 뭘까..
어린아이들 보행기 같은데서 나올법한 소리 같기도 하고, 고전 아케이드 게임 배경음악 같기도 하고, 오래된 교회같은데서 연주하는 음악같기도 하고 여튼 짜증이 장난아니다.
쩌렁쩌렁한 소리는 아니지만 은근히 들려와서 더 짜증나게 만든다고나 할까.

어제 새벽에 아랫집 현관 앞에 포스트잇을 붙여놨는데 좀전에 내려가봤더니 그게 그대로 붙어 있었다. 헐.. 소리가 올라오는 걸로 봐선 절대 빈집은 아닌데.. 그럼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단 소리??? 소리로 봐선 그럴만한 집이 아닌듯 해 혹시나 싶어 그 옆집 벽도 귀를 대봤는데... 헐 스럽게도 그 음악이 들려온다.
대체!!!!!! 그럼 어느 집이야!!!!!!

미쳐버릴 것 같네... 새벽 1시쯤부터 계~~속! 이제 곧 한시간째다. 미친것들.
아무래도 내일 다이소 가서 고무망치를 사와야겠다.

 

 


자 귀마개를 장착하고 지난번에 이어서 이야기를 하자면...
옆집이 이사를 가서 이제 소음 끝인가!? 하고 좋아했던 것도 잠깐. 오후에 바로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왔다........
이사를 간게 뻔한 옆집에서 남자목소리 하나와 입주설명을 하는 관리소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온 것이다. 오 마이 갓-

잠깐. 이걸 쓰는 와중에 귀마개를 넘어서 음악소리가 들린다.개짜증. 화이트노이즈 빗소리를 좀 틀어놓구 다시 쓰자면..


옆집 입주자도 들어온 그날 저녁. 발망치 소리는 여전했다. 근데 특이한 건 발망치 소리가 평소와 같았다는 것이다.
아... 옆집이 아니였던걸까? 옆집한테 화풀이했던게 되게 미안했다..​

그 이후로도 발망치 소리는 계속되고 나는 매일매일 불평하며 이 집 저집 다 의심하는 의심덩어리가 되어갔다.
층간소음 피해자 카페에 보니 원인인 집을 찾으려면 밖에 나가서 불 켜진 집을 찾아보라고 되어있길래 창문밖으로 거울도 내밀어서 불켜진 집 찾아보려고 하기도 하고..(내 팔은 짧고 벽이 너무 튀어나와서 결국은 못찾았다) 여기저기 귀 기울여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이대로 당하기만 할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망치의 주인은 매일 8시쯤 쿵쾅쿵쾅거리다가 8시 20분쯤 문을 열고 나가 조용해지기 땜에 윗층에 가서 잠복을 해서 범인을 잡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 50분에 윗층에 올라가 복도에서 기다렸다.
어느 집에서 문을 열고 나올까.. 하고 기다리다가 순간 내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수상쩍게 보였다;
오피스텔 복도마다 CCTV가 있는데 경비 아저씨가 날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그래서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누군가 문을 열고 나왔고, 좀 꾸미지 않은 심하게 내추럴한 여자가 나왔다. 문제는 그 사람이 어느 집에서 나온건지 보지 못한 것....ㅠ

그대로 복도에 서서 기다리기엔 뭔가 좀 아닌 듯 해서 다음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내가 살던 오피스텔은 ㄷ자 형태의 건물로 복도 끝집은 복도창으로 건너편 집 현관이 보이는 구조였다.
내가 의심가던 집은 801호 802호 803호 이 셋중에 하나.
그래서 대놓고 복도에 서서 기다리기보단 건너편 복도창으로 감시하자는 생각이 들어 그쪽으로 가서 기다렸다.
그리고...
8시 10분쯤. 801호에서 어제 봤던 그 심하게 수수한 그 여자가 나왔다.
헐!!!! 어제 본 그 여자였어???!!!! 하는 충격을 삼키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 벽에 붙여뒀던 녹음기를 재생시켰다. 녹음기에선 쿵쿵거리다가 8시 10분에 문이 끼익 하고 열리고 쿵 닫히며 복도를 걸어가는 소리가 녹음되어 있었다.
그 여자가 확실한 것이다-_-

마치 경찰이 범인을 잡을 때 이런 짜릿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난 관리소장에게 문자로 801호가 소음의 원인이였고 내가 그 시간대에 나가는 것도 확인했다고 알렸다.
관리소장은 알았다며 그 집에 안내문과 주의 문자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으나. 그 날 저녁 발망치 소린 여전했다....

이 놈의 관리소장은 제대로 경고를 한건지 뭘한건지 분노에 타오를때. 주말 늦은밤에 그 발망치 여자가 여전히 쿵쿵거리며 날 미치게 만들었고 결국 윗층에 올라갔다.
윗층 복도에 들어서니 마침 801호 여자가 복도에서 이불을 털기라도 한 듯 이불을 들고 집에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참.. 개념없는 사람 답지 않은가.. 복도에서 이불 털면 그 먼지 누가 먹으라고-_-
떡하니 매층마다 외부휴게실이 있는게 거기 놔두고 그게 뭔짓인지.

들어가려는 그 여자를 저기요. 라고 불러세워 아랫층 사람인데 걷는 소리 너무 시끄럽다고 참다참다 올라왔다고 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문 못받아봤냐고 물어봤더니 집에 안내문이 하나 오긴 했는데.. 란다. 아마 경고문이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층간소음주의문을 보냈던 모양이다. 그러니 자기가 그 소음의 원인인 걸 모르지-_-
여튼 조심해 달라고 하고 다시 집으로 내려오니.. 조용할까? 아니. 여전했다-_-
이런 땐 진짜 살인충동이 든다. 뉴스에 나오는 층간소음 살인 그거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하고 참았다.
그랬더니 다행히 다음날부턴 좀 조용해졌다. 아~ 다행이다. 싶을때!!
다른 발망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_-........

그렇다. 내가 그렇게 시끄럽다고 느낀 이유는 한 집에서 발망치 소리가 들린게 아니라 여러집 소리가 같이 들렸기 때문이였다.....
아주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였다.

일단 801호는 조용해졌고. 그 집 여자는 워낙에 쿵쾅거려 유니크한 발소리를 보유하였기 땜에 이제 이 여자의 발소리는 구분이 가능해졌고. 이제 나머지가 문제였다. 802호일까 803호일까..
난 아무래도 802호 같았지만 일단 이전에 관리소장이 802호는 확인해봤다고 하니 그 말을 믿기로 했다.

803호 집 앞에 소음이 내려오니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를 붙였다.
효과는? ....전혀 없었다.
소리는 여전했고 난 미쳐갔다.

근데 어느 날.
802호 배수관에서 물이 내려오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고 발소리도 같이 들렸다.
그 동안 그 물 내려오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들리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날 제대로 들어보니 내 방 바로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왜 이걸 이전엔 몰랐을까...

관리소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어쩐지 의심이 계속 가더라니. 역시였다 싶어 802호에 또 쪽지를 붙였다.
그리고 그날 밤. 누군가 찾아왔다.
내가 알기론 802호는 여자 혼자 사는 집일텐데.. (화장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남자친구인건지 남자 혼자 찾아와 쪽지 붙였냐고 대화 좀 하자고 하는 것이였다.
이걸 문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녹음기를 들고 문을 열었다.

그 남자 왈 여기 건물이 방음이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쪽이 너무 예민한 것 같다. 우린 그렇게 시끄럽지 않다. 이런 말들을 늘어놓았다. 예민이라... 내가 예민해서 그렇단다. 기가막혀 다른집 소음도 들리지만 그 쪽집 발소리가 유난히 크다. 라고 어필 했지만 그 사람의 결론은 내가 예민하다 였다.
어쨌든 조심해보겠다며 그 사람은 물러났지만, 난 분노에 타올랐다.

친구에게 전화해 하소연했는데..
니가 예민하다고? 너희 본가는 도롯가라서 더 시끄러웠잖아. 라는 친구의 위로에 번뜩 힘을 얻었다.

그렇다.
우리 본가는 대학가에 대로변 그것도 사거리.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초등학교까지 있는 소음 덩어리의 집이였다. 집 바로 앞이 횡단보도여서 매일 차들의 빵빵거리는 소리와.. 사거리라서 접촉사고 소리가 자주 들리는 것은 물론. 매일 새벽 2시면 폭주족들이 지나다니고. 주말은 초등학교에서 각종 행사 소음이 쩌렁쩌렁 울리고 매일 밤마다 술취한 사람들이 고성방가를 지르며 지나가는 집이였다.

그런 집에 살아도 아.. 그냥 그렇구나.. 하고 살던 내가 예민하다고??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분노에 타오르던 것도 힘이 쭉 빠졌다. 아.. 도저히 여긴 아니다 싶어져서 이사를 가야겠다라는 맘을 먹었다. 비록 계약기간이 남아서 현재 원룸 복비와 새로 구할 집의 복비와 그리고 이삿짐센터 비용까지해서 수십만원이 들어갈 지언정. 여기선 못살겠다 싶었다.

 

집주인에게 소음땜에 못살겠으니 나가겠다고 연락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ㅎ
어서 빨리 지금 집의 소음 이야기도 쓰고 싶지만, 귀찮음을 많이 느끼는 성격탓에 글을 한번에 많이 쓰기가 쉽지 않다ㅠ
그래도 다음편이면 다 따라잡을 수 있을 듯..!

 

 

 

 

 

 

2016년 6월 29일 덧붙임.

뒷편을 작성안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에서 벗어났냐구요? 놉. 그건 아닙니다.....
그저.. 저의 게으르니즘이 다시 발병했을뿐..

그래두 뭐.. 지금 집에서는 예전 집처럼 미칠듯이 괴로움을 받고 있진 않습니다.
간간히 층간소음이 있지만 적응해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간혹 아이들 뛰는 진동소음이 들리고
근처 놀이터 놔두고 1층 주차장에서 애들 놀게하는 무개념 가족땜에 애들소음에 시달리고
아랫층 가족이 매일 창문열어두는데 가족들이 하나같이 목소리가 커서 소리땜에 짜증나구
계단을 부셔버릴듯이 쿵쿵거리며 걸어다니는 사람들땜에 벽이 울리고
새벽에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근처빌라 어딘가에서 키우는 개가 하루종일 깨갱대며 울어대고
옆건물 사람이 TV를 겁나 큰소리로 시청해서 거슬리지만..

여튼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내다가 좀 생각난다 싶어지면 다시 돌아와서 뒷편 쓸게요..

 

 

 

  1. Commented by 픽스타그램 at 2016.02.29 11:17 신고

    ㅋㅋㅋ귀여워요 ㅋㅋㅋㅋㅋ

  2. Commented by 1466079824 at 2016.06.16 21:23 신고

    좋은소식 잘 읽었습니다.~^^

  3. Commented by 고양이 at 2017.01.13 20:07 신고

    저도 신축빌라에 처음 왔을 때 조용하다가 아랫층에 누가 이사 온 날부터 시끄럽길래 조용히 살고 싶으니 문 쾅쾅 닫지 말고 좀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는 쪽지 문에 붙여 뒀는데 아무 효과 없더군요. 어차피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한 수치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 층간 소음 (발소리) 짜증나서 최고층으로 이사간다고 하는데, 소용 없습니다. 저도 빌라 최고층인데, 아랫집/옆집 소음 다 들립니다. 아랫집(으로 추정) 인간이 발뒤꿈치로 바닥을 찍는지 쿵쿵 진동도 울려요.

    다음에는 집이 후줄근하더라도 신축빌라말고 그냥 옛날에 지은 집으로 이사가려고요. 신축빌라나 원룸 이런 것들은 다들 대강 빨리 지어 세 받아 먹으려고 지은 집들이라 방음 이런 눈에 안 보이는 요소들은 전혀 고려를 안 하고 겉만 번지르르하게 짓는 게 분명합니다.

    • Commented by Dazzling. at 2017.01.16 17:35 신고

      한국에 IMF 오기 바로 직전에 지은 건물들이 제일 튼튼하고 소음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런 오래된 건물은 또 곰팡이라던가.. 지저분한 집들이 많아서ㅠㅠ

      요즘 느끼는게 이웃 잘 만나는 확률이 로또 1등 확률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ㅁ;